테슬러가 촉발한 전기차 시장 경쟁

  • 편집부
  • 2015-06-16 오전 11:02:57

전기차(Electric Vehicle, EV)는 연료로 가솔린 등 화석연료가 아닌 배터리와 모터를 사용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배터리에 축적된 전기로 모터를 회전시켜서 자동차를 구동시킨다. 최초의 전기차는 1873년에 가솔린 자동차보다 먼저 제작되었으나, 배터리의 중량이 무겁고 충전 시간이 너무 길어 실용화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구조가 간단하고 내구성이 강하며 운전이 쉬운 점 등이 있어 주로 여성용으로 미국에서 1920년대 중반까지 소량 생산되었다. 최근들어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로 온실가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사실, 자동차 파워트레인의 전장화는 약 100년여의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글로벌 변화 중 하나다. 세계 각국의 도시, 기업과 정부는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미래에 전기자동차는 꼭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전기차들이 제공하는 환경, 경제 및 에너지 시스템의 여러 이점들로 인해 전기이동성으로 전환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시장과 글로벌 연비 규제

2011년 1세대 전기차(표 1)가 시장에 등장한지 만 1년이 지난 시점에서의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목표 수준에 턱없이 부족한 4만여 대에 불과했다. 전기차의 높은 가격, 짧은 주행거리, 그리고 불편한 충전 이슈 등 친환경성을 제외하고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많은 것이 부족했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로 인해 글로벌 OEM들이 소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전기차 시장은 더욱 위축되었고, 전기차의 역할을 정부 환경 규제 대응 수준에서 대응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따라서 전기차는 틈새시장에 머물렀다. 그러나 기후변화 대책으로서 온실가스 규제는 세계적인 어젠다가 되면서 연비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올해부터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규제가 예외조항 없이 130g/km로 강화되고, 미국의 기업평균연비규제 CAFE도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하면서 OEM의 전기차 개발, 보급 노력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도 유럽의 규제 수준과 같이가고 있다. 각국 정부가 전기차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심이 뜨거울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테슬라의 등장과 불붙은 전기차 경쟁

테슬라의 등장으로 수면 밑에 있던 전기차시장이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테슬라가 2012년에 가지고 나온 모델S는 단기간 극복이 어려운 기존 전기차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캘리포니아의 일개 스타트업 기업에서 전기차 하나로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모델S는 10만 달러에 가까운 높은 가격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 만든 전기차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출시 2년 만에 5만 대 판매를 기록했다.
 
2013년 4분기, 모델S는 GM, 닛산이 주도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이들을 제치고 단숨에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고민은 럭셔리 대형 세단 전기차에 소형 리튬이온전지를 채용해 해결했고, 충전의 불편함도 새로운 방식의 사업모델로 극복했다.



뿐만 아니라 테슬라는 배터리와 충전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전기차의 가치사슬을 내재화하고 판매 규모를 확대하며 자생적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또 전기차 모델 라인업을 계속 추가하려 한다. 특허 공개로 테슬라 기술을 활용한 전기차 기업의 수를 확대하여 전기차 생산 규모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자율 주행과 스마트카 기술의 선점으로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까지 선도하려고 하고 있다. 확대되고 있는 기존 글로벌 OEM의 도전과 테슬라의 한계 글로벌 OEM 중 닛산은 테슬라와 같이 전기차부터 충전 사업에 이르는 가치사슬로 테슬라를 견제하고 있고, BMW는 ‘Class by Class’로 테슬라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기존 모델을 활용하여 높은 가격 문제를 해결했다. 친환경차 주도권 확보를 위해 르노, 다임러 등 기존 자동차 기업은 기존 자산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PHEV 모델을 쏟아내며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다. 또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 않은 테슬라 방식의 자동차 생산설비가 현재보다 10배 이상의 생산량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기가팩토리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파나소닉의 역할 수행에 대한 의구심도 확대되고 있고, 테슬라 고유의 복잡한 전지 팩 공정의 한계를 해결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100여 년간 자동차 산업을 지배해 온 기업들과 기존 자동차 산업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하고 도전적인 테슬라의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승부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지난 2년간 전기차 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테슬라가 앞으로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지 단정할 수 없지만, 전기차의 혁신을 촉발하고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 트리거로서의 테슬라의 역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도전과 전략

2013년 12월, 테슬라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출시 계획을 밝혔다. 가격은 미국 승용차 평균 가격대를 약간 웃도는 3만 5천 달러 수준으로 보조금 없이도 승용차와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 2017년에 판매할 계획이며,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저렴한 전지를 채용할 예정이다.

2014년 10월 엘론 머스크는 개인 SNS를 통해 모델D의 출시를 예고했다. 테슬라의 모델S를 잇는 모델X 출시가 한차례 더 연기되는 시점에서 발표된 새로운 모델 D 발표를 계기로 테슬라의 경쟁략을 바탕으로 한 전략을 살펴보자.

자생적 생태계 조성 : 가치사슬 내재화 및 규모 확대

테슬라는 배터리에서 전기차, 그리고 충전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전체의 가치사슬을 내재화한 기업이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내재화하여 성능과 원가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 높은 전기차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고, 슈퍼차저를 통한 충전 인프라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전기차 생산 규모도 더욱 늘릴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모델 라인업을 계속 추가하고, 외부에서는 특허 공유로 테슬라 기술을 활용한 전기차 기업의 수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테슬라의 2020년 연간 판매 목표는 50만 대이다. 친환경과 전기차 산업에 대한 엘론 머스크의 원대한 꿈을 이루고, 자동차 기업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테슬라 전기차의 규모 확대가 우선적이다.

테슬라는 라인업의 완성도를 높여 연 50만 대 판매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하는 모델3은 300km 가까이 주행할 수 있고, 무료로 충전하면서 8년 또는 무제한 마일리지로 보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이다. 가격도 경쟁력이 있다. 기존 모델의 세부 라인업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몇 차례 출시 연기된 모델X는 모델S의 SUV 버전이다. 모델D는 모델S의 사륜구동 모델이다. 모델3도 세단, 크로스오버, 컨버터블 버전 등 다양한 라인업을 계획하고 있다.

테슬라의 특허 공개로 테슬라 방식의 전기차 기술을 적용하는 기업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모바일 IT기업 샤오미는 테슬라의 설계 방식을 적용하고 BYD의 생산설비를 활용한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혔다. 폭스콘도 테슬라와 손잡고 수천억 원을 투자하여 전기차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테슬라 방식의 전기차 기술 도입으로 개발비를 절감한 폭스콘은 1만 5천 달러 이하의 저가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스마트카 시장 주도

얼마 전 베일을 벗은 모델D는 모델S의 전륜부에 모터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두 개의 모터로 사륜구동을 갖춘 모델D가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3.2초에 불과하다. 람보르기니, 부가티 같은 스포츠카 수준이지만, 고출력에 대한 테슬라의 열정을 떠올려 보면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관심을 끈 것은 테슬라의 모델D의 새로운 성능인 ‘그 어떤 다른 것’이었다.

모델D는 오토 파일럿 기능이 있다. 비행기 조종사가 자동운행에만 완전히 의존하지 않는 것처럼 소비자가 필요로 하고 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자율 주행 기능을 ‘오토 파일럿’이라 칭한 것이다. 카메라와 음파 탐지기, 다수의 센서, 그리고 실시간 교통 정보 시스템을 활용하여 모델D는 충돌 위기가 감지되면 차량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방향 지시등을 운전자가 켜면 스스로 차선을 변경한다. 이미 상용화가 이루어진 자동 주차 기능은 당연히 보유하고 있다.

다수의 자동차부품 기업, 자동차 기업, 그리고 구글 등 IT 기업이 자율 주행을 준비하고 있다. 몇 차례 시험 주행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단기간에 상용화되기 어렵다는 중론이다. 최소 5년에서 10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기술적 이슈 외에도 관련 법규가 정비되어야 하고 운전자의 습관도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테슬라의 오토 파일럿 기능은 약 4천 달러의 추가 부담만으로 당장 적용이 가능하다.

자동차가 스마트화되면서 이제는 자동차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편의 장치는 물론이고 엔진과 차체 제어 등 자동차 요소기술 대부분이 ICT와 융합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대두하고 있는 스마트카의 핵심은 ICT와 융합된 차량 컨트롤 및 텔레매틱스 기술, 그리고 자율주행이다.

스마트카 기술의 선점으로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선도하려 한다. 기존 자동차 기업의 기득권이 상대적으로 약한 영역을 공략하여 미래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S의 전장 시스템은 일반 자동차와 다르다. 운전자는 버튼을 누르는 대신 중앙부에 위치한 대형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공조, 차체 높이, 충전 환경을 조정하고,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며, 인터넷으로 음악을 듣는다. 주목할 만한 점은 모든 것을 테슬라가 직접 설계하였고, 양산 기술을 보유하였으며 당장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시점에서 가능한 스마트카용 ICT 기술을 테슬라가 선도하겠다는 의지이다.



도전받는 테슬라

테슬라의 공격적 행보를 기존 자동차 기업이 보고만 있을 수는 없게 되었다. 2008년 테슬라가 로드스터를 출시했을 때, 업계에서는 ‘외부의 다양한 기술을 조합한 컨셉트카’ 정도로 인식했었다. 당시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업계에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기존 자동차 기업과의 경쟁 가열

전기차 개발 및 출시에 적극적인 진영과 그렇지 않은 진영 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은 테슬라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출시 이후 누적 14만 대를 판매하여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닛산의 리프, 2013년 i3를 출시한 BMW, 그리고 지난해 970만 대의 승용차를 판매한 폭스바겐 그룹은 테슬라를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

닛산은 전기차부터 충전 사업에 이르기까지 테슬라를 견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차기 출시 모델의 제품규격을 조정했다. 주행거리 연장과 프리미엄 세그먼트 공략을 위해서다. 2017년에 출시 예정인 2세대 리프는 전지 용량을 42kWh로 올려 주행거리 230km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 용량도 테슬라 모델3과 동일한 60kWh로 맞출 계획이다.

프리미엄 세그먼트 진입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2014년 출시를 목표로 닛산은 세단형 전기차 출시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테슬라 모델S의 성공으로 개발 컨셉트를 수정, 프리미엄 세그먼트인 인피니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인피니티 EV를 2017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충전 인프라 측면에서도 테슬라와 비슷한 사업모델을 구축 중이다.

미국 내 충전 인프라 확산을 위해 닛산의 리프를 타는 운전자라면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No Charge To Charge’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닛산은 현재 미국 내 11개의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5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BMW는 ‘Class by Class’로 테슬라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출시된 i3는 테슬라의 모델3과, 주행거리를 320km 이상으로 늘려 2017년 출시 예정인 i5는 테슬라의 SUV인 모델X와의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견제와 동시에 협력도 진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엘론 머스크는 독일의 유력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BMW와 전지, 충전소, 전기차 생산 기술에 걸쳐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BMW가 테슬라를 협력의 대상으로 삼을지는 지켜봐야 할 포인트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앞서 언급한 닛산, BMW와 달리 표면적으로는 테슬라 전기차 확산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다. 테슬라가 추구하는 전기차 플랫폼과 소형리튬이온전지는 원가 개선 및 기술적 혁신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폭스바겐 그룹이 테슬라를 견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11 닛산이나 BMW처럼 전기차 전용 모델을 출시하지는 않지만, 기존 내연 기관차 모델을 활용하여 개발비를 낮춰 전기차 구매의 걸림돌이었던 높은 가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기업의 PHEV 모델 출시 공세

친환경성 확보를 위해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은 테슬라와의 전기차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함과 동시에, PHEV 모
델 출시 공세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골프, 파사트 등 범용 차종부터 아우디의 TT, 포르쉐 카이엔 등 슈퍼카까지 다양한 모델의 PHEV 버전을 전시했다. 이들은 리터당30~60km의 고연비를 자랑한다. 친환경차 전략에서 전기차에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르노는 순수 전기차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PHEV인 ‘이오랩’을 공개했다.

1리터의 연료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어 ‘1리터카’라는 별칭도 붙었다. 이오랩은 르노의 소형차인 ‘클리오’보다도 무게를 400kg가량 줄여 연비를 개선했다. 전기차 i3를 판매 중인 BMW는 PHEV 스포츠카인 ‘i8’과 ‘X5 e드라이브’ 컨셉트카를 전시했다. BMW는 전시한 모델 이외에도 기존 5시리즈에
PHEV 옵션을 포함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다임러도 벤츠 S클래스의 PHEV 버전을 선보였다. 다임러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테슬라와의 경쟁이 가능한 PHEV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로, 2015년 벤츠 C클래스 PHEV 버전을 먼저 출시하고, 앞으로 상위 클래스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때 PHEV는 전지로만 구동하는 전기차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인 모델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의 자동차 기업들은 당면한 연비 규제를 해결할 수 있고, 테슬라와의 경쟁도 가능하며, 기존 자산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을 PHEV에서 찾은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협력자인 다임러, 도요타와의 결별 최근 다임러와 도요타의 테슬라 지분 매각 소식이 들리고 있다. 다임러는 지난 5년간 보유했던 테슬라의 주식을 전부 처분하여 8억 달러 수준의 수익을 챙겼다. 이후 성명을 통해 테슬라와의 미래 기술 관련 파트너십과 협력관계를 위해 지분 소유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테슬라의 양산 역량 확보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도요타도 같은 시기 테슬라의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도요타가 어느 정도의 주식을 처분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도요타는 계속 주주로서 자본 및 업무 제휴관계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다임러와 도요타의 테슬라 지분 포기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단순히 투자에 대한 차익 실현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다임러는 5천만 달러를 투자하여 15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다른 의견으로는 테슬라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 하락이다. 순수 전기차로만 승부를 걸고 있는 테슬라가 장기적으로는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도요타는 테슬라와 공동 개발한 RAV4 EV의 판매 실적이 저조하여 단종을 결정했다. 지배적인 의견은 테슬라를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란 것이다. 투자 시점에서의 테슬라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은 플레이어였으나, 지금은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산업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성장했기 때문에 협력보다는 견제에 무게를 두었다는 이유이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산업 내의 협력 관계가 끊어짐에 따라 고립무원의 상황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생산설비 확대 및 공정기술 개선의 한계

전기차 생산설비 확대에 대한 의문

테슬라는 태생적으로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 한계를 가졌는지도 모른다. 소규모 생산에 그친 로드스터의 단종은 양산이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모델S의 성공적 생산에는 도요타의 생산 역량 흡수가 유효하게 작용한 것이라 보이지만, 여전히 테슬라의 자동차 양산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는 한동안 일주일에 600대를 생산하는 체제였지만, 최근 모델X 생산을 위한 설비 증설로 주 1,000대까지 생산설비를 확대했다. 테슬라의 목표대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2017년에는 현재의 4배 정도가, 2020년에는 10배 이상의 설비가 더 필요하다. 그러나 테슬라 방식의 자동차 생산설비를 확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의 자동차 생산설비는 전통적 자동차 설비와 다르다.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은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조립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1913년 헨리 포드가 도입한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통해 자동차의 대량 생산은 가능하게 되었고, 이는 자동차 생산 방식의 표준이 됐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런 자동차 산업의 상식을 뒤집었다.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 공장에는 컨베이어벨트 대신 바닥에 설치된 자기 테이프의 자기력을 이용한 차체 운송시스템이 있다.

물리적 접촉 없이 공중에 떠서 운영되는 방식으로 추가 투자없이 조립공정을 쉽고 빠르게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1명의 직원이 여러 공정을 책임지기에 용이하다. 지금까지는 주문량이 많지 않아 이러한 방식이 가능했지만,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에 의한 분업 작업이 아닌, 테슬라 고유의 방식으로 현재보다 10배 이상의 생산량을 감당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가팩토리 성공적 운영을 위한 파나소닉의 역할 수행에 의구심 확대

테슬라는 2020년까지 50억 달러를 투자하여 연간 50만대의 전기차에 공급이 가능한 수준인 전지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기가팩토리 프로젝트의 성공에는 설비투자, 전문가 파견, 생산 및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파나소닉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우선 불확실한 것은 파나소닉이 1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적기에 시행하는가이다. 파나소닉이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월 테슬라가 기가팩토리 계획을 발표했지만, 두 달 후인 4월에 파나소닉은 투자를 보류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모델S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판매 실적을 올리기는 했지만,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은 아직 미미한 상황이기도 하고,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서의 판도 변화가 불확실하므로 테슬라에만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이다.

고민 끝에 지난 7월 기가팩토리 투자를 확정한 파나소닉은 수요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파나소닉의 잔여 투자금의 집행여부는 테슬라 전기차의 판매 실적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건은 파나소닉의 전지 생산 전문가들이 ‘기가팩토리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얼마 만큼 역할을 할 것인가’이다. 대부분의 전지 전문 기업은 10여 년에 걸친 학습기간을 거쳐 현재의 생산 안정성을 확보했다. 비록 파나소닉 최고의 전문가들이라 해도 단기간 동안 생산을 안정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낯선 환경과 의사소통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전지 팩 공정 개선의 한계

테슬라가 소형 리튬이온전지만을 고수하는 것도 스스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사실 테슬라가 파나소닉의 소형 리튬이온전지인 원형전지를 선택했던 이유는 전기차 사업 초기에 다른 전지 기업의 대응이 소극적이었고, 중대형 리튬이온전지 대비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테슬라는 원형전지를 바탕으로 고유의 전지 팩과 전기차 설계를 했고, 이에 맞추어 설비 투자도 했다.

앞으로도 테슬라는 계속해서 원형전지를 채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테슬라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업계에서는 원가 절감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가 채용하는 원형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도 가장 가격이 저렴하지만, 추가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래서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생산 속도를 높여 원가를 낮춰보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전지 팩 공정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테슬라 전기차에는 원형전지가 약 7천 개 이상 들어간다. 전지 팩을 제조할 때 각각의 전지를 연결하기 위해 여러 군데에 용접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전지 팩 하나당 만 번 이상의 용접을 해야 한다. 반면, 중대형 리튬이온전지를 쓰는 다른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에는 수백 개 정도의 전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전지 팩 제조 공정을 좀 더 단순하게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다.

전지 팩 공정의 복잡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생산성 개선 효과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궁극적으로 수십만 대 이상 양산을 하는 규모 있는
자동차 기업이 되겠다는 테슬라의 계획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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